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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무주택자의 적, 유주택자의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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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무주택자의 적, 유주택자의 편이다

2019년에 서울 아파트를 산 사람과 사지 않은 사람. 불과 5년 만에 이 두 사람의 자산 격차는 수억 원이 되었습니다. 2014년에 산 사람과 사지 않은 사람은 10년 만에 5억 원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시간은 왜 유주택자의 편이고, 무주택자의 적이 되는 것일까요?

이 글에서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장기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이유를 분석하고, 실제 역사적 데이터로 그 궤적을 추적해 보겠습니다.

서울 아파트 20년 가격 궤적 (2004~2024)

서울 아파트 가격의 20년 역사를 돌아보면, 단기적 등락은 있었지만 장기적 방향은 하나였습니다. 바로 상승입니다.

2004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약 3억 원 수준이었습니다. 2006~2008년 노무현 정부 말기에서 이명박 정부 초기까지 상승하여 약 4억 5천만 원에 도달했습니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잠시 하락했지만, 2013년경 다시 회복했습니다. 2014~2016년은 상대적으로 횡보하며 약 5억 원 대를 유지했습니다. 2017~2021년에는 가파른 상승이 일어나 평균 매매가가 9~12억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2022~2023년 금리 인상으로 조정을 받아 약 9~10억 원대로 내려왔으나, 2024년 하반기부터 다시 반등하고 있습니다.

20년간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약 3억 원에서 9~10억 원으로, 3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연평균 복리 수익률로 환산하면 약 6~7%입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는 연 2~3% 상승했으니, 물가 상승을 감안해도 실질 수익률이 연 3~4%에 달합니다.

부동산이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구조적 이유

서울 아파트 가격이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여기에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건축 원가의 상승입니다. 아파트를 짓는 데 드는 비용은 계속 올라갑니다. 시멘트, 철근, 인건비, 토지비 모두 시간이 지나면 오릅니다. 2010년 기준 서울 아파트의 3.3㎡(1평)당 건축 원가는 약 500~600만 원이었습니다. 2024년에는 1,000~1,500만 원까지 올랐습니다. 새로 짓는 아파트의 원가가 오르면, 기존 아파트의 가격도 따라 오릅니다. 새 아파트가 평당 2,000만 원에 분양되면, 옆에 있는 10년 된 아파트도 평당 1,500만 원 이상은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통화량 증가입니다. 중앙은행은 경제 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통화량을 늘립니다. 한국의 M2 통화량은 2004년 약 1,000조 원에서 2024년 약 3,800조 원으로, 20년간 약 3.8배 증가했습니다.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 실물자산의 명목 가격은 올라갑니다. 부동산은 대표적인 실물자산입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20년간 3배 이상 오른 것은 통화량이 3.8배 늘어난 것과 궤를 같이 합니다.

세 번째는 공급 제약입니다. 서울의 면적은 605km²로 정해져 있고, 그중 개발 가능한 토지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린벨트, 군사시설보호구역, 문화재 보호구역 등을 제외하면 실제 주거용으로 개발할 수 있는 땅은 더 적습니다. 수요는 계속되는데 공급은 제한적이니, 가격이 오르는 것은 경제학의 기본 원리입니다.

네 번째는 인구 집중입니다. 한국의 총인구는 감소 추세이지만, 서울 및 수도권의 인구 비중은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양질의 일자리, 교육, 의료, 문화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전국 인구의 50% 이상이 수도권에 거주하며, 이 비중은 매년 조금씩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방 소멸이 진행될수록 수도권, 특히 서울의 주거 수요는 더 강해집니다.

다섯 번째는 재건축과 도시 정비입니다. 서울의 아파트 중 상당수가 1980~1990년대에 지어져 재건축 대상입니다. 재건축이 진행되면 낡은 아파트가 새 아파트로 바뀌면서 가격이 크게 뛰고, 주변 시세도 함께 올라갑니다. 이 과정이 계속 반복되면서 서울 전체의 주거 수준과 가격이 상향 평준화됩니다.

2019년 매수자 vs 비매수자: 5년의 격차

구체적인 사례로 2019년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2019년 초,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84㎡) 기준 매매가는 약 8억 5천만 원이었습니다.

이때 매수한 A씨의 상황입니다. 자기자본 3억 원에 대출 5억 5천만 원으로 매수했습니다. 월 대출 상환금 약 240만 원을 5년간 납부했습니다. 2024년 기준 같은 아파트의 시세는 약 14억 원 내외입니다. A씨의 순자산(시세 14억 - 대출 잔액 약 4억 7천만 원)은 약 9억 3천만 원입니다. 5년간 대출 상환 총액 약 1억 4,400만 원 중 원금 상환분 약 5,000만 원은 자산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같은 시기 매수하지 않은 B씨의 상황입니다. 자기자본 3억 원을 그대로 보유하고, 연 4% 수익률로 운용했습니다. 5년 후 금융자산은 약 3억 6,500만 원입니다. 같은 아파트 전세가가 5억 원에서 7억 5천만 원으로 올랐다면, 전세를 유지하기 위해 추가 자금이 필요했을 수도 있습니다.

A씨의 순자산 9억 3천만 원, B씨의 자산 3억 6,500만 원. 5년 만에 약 5억 7천만 원의 격차가 발생했습니다. A씨가 특별한 투자 능력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단지 2019년에 서울 아파트를 한 채 매수했을 뿐입니다.

시간이 만드는 복리 효과

부동산의 무서운 점은 복리로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8억 5천만 원짜리 아파트가 연 5%씩 오르면, 1년 후 4,250만 원이 오릅니다. 2년 후에는 8억 9,250만 원 기준으로 5%가 적용되어 4,463만 원이 오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 금액 자체가 커지는 것입니다.

이것을 레버리지와 결합하면 효과는 더 극적입니다. 자기자본 3억 원으로 8.5억 원 자산을 매수했으니 레버리지 비율은 약 2.8배입니다. 아파트가 10% 오르면 8,500만 원의 자산 증가가 발생하고, 이는 자기자본 3억 원 대비 28%의 수익률입니다. 부동산은 대출이라는 합법적이고 저금리인 레버리지를 활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산입니다.

반면, 무주택 상태에서는 시간이 적으로 작동합니다. 집값이 오르면 매수에 필요한 자금이 늘어나고, 소득 증가 속도가 집값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내 집 마련은 점점 더 멀어집니다. 2014년에 서울 평균 아파트가 5억 원일 때 "비싸다"며 미루었다면, 2024년에는 같은 아파트가 9~10억 원이 되어 있습니다. 10년간 소득으로 4~5억 원의 추가 자금을 모을 수 있었을까요? 대부분의 직장인에게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장기 보유의 안전성

"집값이 떨어질 수도 있지 않냐"는 우려는 당연합니다. 실제로 2008~2009년 금융위기, 2022~2023년 금리 인상기에 서울 아파트 가격은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하락 후의 회복 기간입니다.

한국감정원 데이터를 분석하면, 서울 아파트를 어느 시점에 매수하더라도 7년 이상 보유하면 원금 이상을 회수한 확률이 95%를 넘습니다. 10년 이상 보유하면 사실상 100%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직전 고점에 매수한 사람도 2015년경이면 원금을 회복했고, 2024년 기준으로는 2배 이상의 수익을 얻었습니다.

물론 과거가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구조적 요인들(건축 원가 상승, 통화량 증가, 공급 제약, 인구 집중)이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서울 아파트의 장기 상승 추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중에 사도 되겠지"의 대가

많은 분이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금은 좀 비싸니까, 좀 더 모아서 나중에 사야지." 이 생각이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현실에서는 대부분 "나중"이 오지 않습니다.

2년 동안 열심히 5,000만 원을 추가로 모았는데, 그사이 집값이 1억 원 올랐다면? 오히려 내 집 마련은 5,000만 원 더 멀어진 것입니다. 이것이 무주택자에게 시간이 적으로 작동하는 메커니즘입니다. 소득은 산술적으로(매달 일정 금액) 증가하지만, 부동산 자산은 기하급수적으로(복리로) 증가합니다. 산술적 증가는 기하급수적 증가를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가능한 한 빨리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는 것입니다. 서울 강남의 대형 아파트가 아니어도 됩니다. 수도권의 소형 아파트라도, 부동산 시장에 발을 들여놓는 것 자체가 중요합니다.

자기자본이 부족하다면 정부 지원 대출(디딤돌, 보금자리론 등)을 적극 활용하고, 신혼부부라면 특별공급 기회를 살펴보는 것도 좋습니다. 서울이 부담스럽다면 경기 남부의 역세권 신축 아파트도 좋은 대안입니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2019년으로 돌아갈 수 없고, 2014년으로 돌아갈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2026년인 지금, 앞으로의 5년과 10년은 내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지, 적으로 만들지는 지금의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 이 글은 GIPTner가 정리한 내집마련 가이드입니다.